대한민국 최고 법원이 시각·청각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에 대한 중대한 선언을 내리며,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의 차별 행위를 최종 인정하고 '영화관 비용만 과도하게 고려했다'는 2심 판결을 뒤집어 10년 만에 '차별 없는 영화관람'의 꿈이 현실로 성큼 다가섰다.
대법원은 오늘 시각·청각 장애인 4명이 CJ CGV,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 3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장애인에게 화면해설, 자막, 수신기기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차별행위라고 최종 판단했다.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하며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영화를 통해 문화생활을 충분히 즐길 권리가 보장된다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번 판결은 시각·청각 장애인 원고 4명이 국내 굴지의 멀티플렉스 3사를 상대로 「영화관 차별 시정」을 요구하며 시작된 길고 긴 법정 다툼의 종지부를 찍을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2021년 11월, 2심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차별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그 구제 방식을 「300석 이상 상영관 전체 상영 횟수의 3%만 화면해설, 자막, 수신기기 등을 제공」하라고 제한해 원고 측의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의 이러한 제한적 구제 방식을 「잘못됐다」고 명확히 지적하며 「서울고법은 영화관의 비용만 너무 많이 생각했습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주심 천대엽 대법관은 영화관의 재정적 부담만을 과도하게 고려한 것이라고 질타하며, 장애인 문화 향유권의 본질적 가치를 강조했다. 이는 2심의 판단을 정면으로 뒤집는 '반전'으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대법원은 2심이 추산한 비용 81억7천만원(전체 상영관 폐쇄형 수신기기)과 4억9천만원(300석 이상, 온라인 서버)에 대한 판단 근거도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2심은 이 비용을 과도하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왜 과도한지 따져보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유행 시기(2020~2021년) 매출액 급감은 「극히 예외적인 사정」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는 영화관 측이 주장하는 재정적 부담이 과장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파기환송심에서 비용 산정의 합리성이 더욱 면밀히 검토될 것임을 예고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대법원이 이번 판결에서 보인 혁신적인 선고 방식이다. 대법원 최초로 「이지리드」(읽기 쉬운) 판결문과 법정 내 수어 통역, 자막을 함께 제공하여 장애인 소송 당사자들의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천대엽 대법관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영화를 통해 문화생활을 충분히 즐길 권리가 보장된다」는 판결 이유를 쉬운 말로 직접 설명하며, 사법 정의의 문턱을 한층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 모인 관계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문화 접근성에 대해 더욱 폭넓게 인식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영화관들의 화면해설 및 자막 제공 범위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영국 등 해외 선진국 사례와 같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자 사회적 책임이다. 오늘 대법원의 용기 있는 결정은 한국 사회의 진정한 문화적 포용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